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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2.0 -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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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에 따라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서비스의 유비쿼터스화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있다. 또 네트워크의 진화와 미디어 기기의 발전은 올드미디어의 단순한 시청자들을 이용자•회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방송계(放送界)의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적 힘들이 내부에서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보다 더욱 강한 것이 사실이다. 서비스 변화를 요구하는 외적 힘들은 기술 변화와 이용자 기대의 변화, 앞의 변화에 기반을 둔 다양한 시청행태 등 이다.

  기술 변화는 유선인터넷, 무선인터넷, 휴대인터넷, HSDPA 등의 네트워크의 진화와 이에 따른 양방향 서비스의 확대, 댁내(indoor) 및 야외(outdoor)까지 콘텐츠 유효이용범위(coverage)의 확대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PMP, 휴대폰, PDA, 노트북, 디지털 TV, 각종 셋톱박스(STB) 등 다양한 미디어 기기의 출현하고, 이것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용자 기대에 있어서는 고령인구, 독신가정 등 비전통적 가족유형의 증가와 미래의 이용자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이용자 기호의 변화와 함께 TV의 단순 시청자가 능동적 수용자로 변화되고, 또 이용자와 방송사,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의 정서적•감정적 연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방송사는 시청자가 콘텐츠 제작, 또는 유통과정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태에 있어서는 방송형태(push service)에서 이용자가 시간과 장소에서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이용하는 형태(pull service)로 전환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결국 중요한 콘텐츠를 제작•유통시키는 방송사는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 변함에 따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매체를 통하여 이용자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 급격하게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비교할 때 방송사는 방송 콘텐츠의 제작•편성•송출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콘텐츠에 대한 메타데이터, 데이터베이스, 디지털 아카이브, 검색기술 등에 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더 이상 콘텐츠를 방송과 같이 정해진 시간단위로 편성해서만 보여줄 수 없으며 이용자들의 미디어 이용방식이 검색•발견•이용의 형태로 변화하는 것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뉴미디어의 관점에서 볼 때 방송사는 더 이상 브로드캐스터(broadcaster)가 아니며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content service provider), 닷컴기업, 벤처가 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뉴미디어(new media)로 불리는 새롭게 나타난 콘텐츠 유통기술(content delivery technology)은 현재의 미디어(old media)를 개조(recreate), 개량(re-engineer), 재매개(re-mediate)하면서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라는 구분을 명확하지 않게 만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영구화(perpetuate)한다.

# 위 글은 2006년 12월 10일 http://en.wikipedia.org/wiki/New_media에서 인용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위키피디아에서의 정의는 바뀌어 있다. 바뀌기 전 인용했던 원문을 찾아 연결해 놓았다.


 
이러한 상황인식을 기초로 하여 통신과 방송 융합의 의미, 융합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미디어 버블, 단기적인 융합의 실패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붕괴 가능성 등의 문제들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콘텐츠 사업자인 방송사가 유비쿼터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digital content platform) 개념을 소개하고, 이 개념의 현실화 과정이 방송사가 뉴미디어 영역에서 추구하는 크로스 플랫폼(cross platform), 또는 멀티 플랫폼(multi platform) 전략의 심화과정임을 밝힐 것이다.

2. 통신•방송의 융합과 서로 다른 규칙들


  통신에서 최대의 관심은 정해진 시간 동안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정에 수도관을 통해 많은 물을 보내려면 관 자체를 넓히거나 유속을 높이고 가능하면 물을 압축하여 밀도를 높여야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 최근 통신에서 일어나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가 진화된 결과가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이며, 디지털화(digitalizing)된 모든 콘텐츠는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동•이용할 수 있다. 이것이 ‘On IP based Network’가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진화된 통신망에서는 하나의 회선에서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방송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티피에스(TPS, triple play service)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기술 환경의 변화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통신사업자 중심의 시장 변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끌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산업이 방송과 접속•융합하기 위한 논리를 살펴보자.

Triple Play Service

(그림 1) 통신의 진화: Triple Play Service*


 
첫 번째는고객 욕구와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통신기술의 발전이라는 기술•기능주의적인 담론이다. 방송이 가지고 있는 정보 제공의 단방향성, 시간적•공간적 제약성 등의 한계 때문에 PC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디지털 문화에서의 이용자들의 이용행태와 욕구를 현재의 방송체제•TV를 통해서는 충족시키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미래의 TV는 기존 방송의 일방적인 밀어내기(push)형 서비스에서 고객에 의한 끌어오기(on demand, pull)형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되어고객맞춤이 되어야 한다. 또 단방향 중심의 수동적 서비스에서 양방향 능동적 서비스 제공으로 전환되어고객참여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이용자들의 소비행태가 미디어 산업변화의 원동력이 되어 현재의 수직적인 방송체계는 사라지고 1인 중심의 호환적(interactive)인 주문형 서비스가 늘어나고 방송의 수동적인 소비자를 활발한프로슈머(prosumer)’로 바꿀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방송이 아닌 통신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 달리 말하면 통신의 방송진출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국가경쟁력이라는 시장주의적 담론이다. 2007 ‘IPTV 성장전략 컨퍼런스에서 KT의 발표 내용은 이러한 논리를 요약하여 보여준다. KT “IPTV 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IPTV 제도화가 시급하다그동안 공익성 위주의 칸막이 규제로 방송이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했다이제는 방송의 산업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KT는 연간 3조원을 투자하면서 많은 중소 협력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2006 11월말 시작한] 공동 시범 사업에서도 양평과 같이 케이블TV나 지상파가 들어가지 않는 난시청 지역에서도 IPTV를 제공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적, 산업적 논리들은 보편적 서비스, 공익성, 저널리즘 등 방송 및 올드미디어가 역사적으로 쌓아온 가치를 뒤흔들고 공격한다. 이렇게 논의가 방송이 규정하는 미디어의 의미 계열과 달리 가는 것은 통신사들이 IPTV에 관련된 논의의 중심을 경제에 둠으로써 방송계가 역사적, 제도적으로 갖고 있는 합법적인 폭력, 특수한 권위의 독점, 즉 문화적 자본의 분배 구조를 전복하려하기 때문이다. 문화적 자본을 별로 갖추지 못한 통신사들은 전복의 전략을 채택하고국가경쟁력 약화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부추기고 방송에 대한 기존의 지배적 담론인규제•공익성 위주의 칸막이와의 비판적 단절을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진짜 콘텐츠 제작과 방송산업의 일원이 되어 융합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적 이해에 따라 콘텐츠 기업에 대한 M&A 등을 통해 콘텐츠 기업인 것처럼 행세하거나 기술적, 산업적 논리로 미디어 산업을 공격하기에 앞서 오랜 시간 참고 견뎌내야 한다. 왜냐하면 기술이 아닌 문화라고 생각하는 방송의 장(, camp)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긴 진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왜 시간이 필요한지를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지적하는()들의 몇 가지 특성을 빌려 설명해보자.


 
부르디외의 장()이론에 따르면새로운 회원의 선발과 모집은 항상 그 게임[방송]에 대한 동의와 투자의 표시 정도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데, 신참자인 통신사들은 방송의 가치에 대한 인정과 방송의 작동 원칙에 대한 실천적 인식에 바탕을 두는 입회 권리금을 지불해야 한다. 방송 자체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총체적인 통신 혁명으로부터 방송이 보호되는 요인들 중의 하나는 바로 시간과 노력 등의 투자가 지닌 중요성 자체이다. 그것은 방송에의 참여가 이미 전제로 되는 것으로서, 통과제의의 시련과 마찬가지로 방송의 무조건적인 파괴를 실천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해서 통신이 방송의 형식을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의 습득에 드는 비용 때문에 방송은 지켜지는 것이다.’


 
통신사들에게 암묵적으로 요구되는 방송의 원칙들에 대한 실제적인 인식을 통해 보면, 방송 행위에서 나타나는 것은 방송의 전() 역사, 과거 전체이다.’ 현재 통신사들이 IPTV서비스를 시작함으로서 방송사로 변신(變身)을 하지 못하고 것은 전통미디어의 기반이 산업적이기에 앞서 문화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신과 같은 산업적•기술적 기반에서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 가질 수 있지만 방송에서는, 문화적 재산인 콘텐츠, 상징을 생산하는 장들에서는 경제성과 효율성과 같은 이단적인 전복, 상투화보다 방송의 원천, 기원, 정신, 진리로의 회귀하는 공영성, 문화적•교육적•계몽적 소임 등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뉴미디어 담론•계열화를 주도하고 있는 통신은 사실상 경제적 가치가 아닌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 다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나오는 것이 앞에서 살펴본 통신계(通信界)의 매혹적인 기술과 위협적인 경제담론이며, 이것은 다시 융합이 방송의 장()에 최신 기술과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통신계의 침입으로 인식되어 단기적인 논의의 회피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 융합의 방향과 결과에 혼란과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계속해서 방송계와 통신계 사이에 사회•문화적으로 구조화되어 존재하는 가치와 게임 규칙을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IPTV의 상용화 이후에도 여전히 지난 기간 동안의 소모적 논쟁의 지속과 함께 중단기적으로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아닌 단순한 조합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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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관희, 「차세대TV비즈니스 추진전략과 비전」, p.21, 차세대 TV 비즈니스 컨퍼런스 발표문, 2006
**  유관희, 같은 책, pp.21~22
*** 아이뉴스24, “IPTV 컨퍼런스: KT,­이용자 77%, 케이블TV와 IPTV 달라”(2007.1.25), 아이뉴스24가 주최한「IPTV 성장전략 콘퍼런스2007」에서 KT 이영희 미디어본부장의 발표 자료를 볼 것
**** 피에르 부르디외 Pierre Bourdieu(a), 『혼돈을 일으키는 과학』(솔, 1994), pp.128~ 129를 참고함
***** 피에르 부르디외(a), 같은 책, pp.130~131을 볼 것. 부르디외는 이곳에서 특정한 장(場에)서의 게임의 규칙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부르디외가 말하는 ‘게임’의 자리에 ‘방송’을 놓았다. 부르디외가 장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이 현재 방송과 통신 각각의 전략과 대립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준거틀이 될 수 있다.

이글은 미간행 에세이 <미디어2.0>의 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것으로 <정보처리학회지>(2007.5, 제14권 제3호)에 실린 글이다.  이번호는 "디지털엔터테인먼트" 특집호이다.

2007/08/30 23:30 2007/08/3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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