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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2.0 -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가능성],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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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해당되는 글 6건

지난 가을 속초에서 한통, 대전집에서 한통해서 늙은 호박 2개를 얻었다. 언제 죽을 끓여 먹을까 생각하다 팥죽에 대해 호응이 좋아 크리스마스(2008.12.25)에 시간을 내었다.

먼저 늙은 호박 껍집을 벗겼다. 어릴 때는 숟가락을 가지고 박박 긁어내야 했는데 야채 껍질 벗기는 칼이 좋아 슥슥 잘 벗겨진다. 옛날 생각만하고 숟가락 들고 달겨들었다 힘이 들어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야채칼을 쓰란다.

단호박도 하나 사 껍질을 벗겼다. 늙은 호박만으로 하면 구수하고 단맛이 없다. 껍질을 벗겨낸 호박을 커다란 찜통에 물에 잠기도록 넣고 푹 삶았다. 늙은 호박은 삶아내면 거의 녹은 것 처럼 흐물 흐물해지고, 호박 안엣 씨를 싸고 있던 섬유질만 조금 엉겨있다. 단호박은 밀도가 높아 쉽게 풀어지지 않아 조각을 찾아 주걱으로 일삼아 눌렀다.

호박이 풀어진 다음 찹쌀가루를 넣는데 아불싸! 수제비 덩어리처럼 뭉친다. 뜨거워 겉이 익어 안에 가루가 그대로 있다. 또 일일히 눌러 풀었다. 그 다음 찹쌀가루를 다른 그릇에 담아 찬물에 넣어 풀 끓이듯이 준비한 다음 따라 넣었다. 좀 났다.

호박죽을 끓이는데는 2시간 남짓 걸렸다. 5시 반에 시작하여 7시 반에 상을 봤으니. 호박죽에 어린아니 손톱만한 단호박 덩이가 들어있어 씹는 맛이 있어 맛있다고 한다.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파는 호박죽과 다른 독특한 맛이 난다니 기분이 좋다.

아내가 많이 끓였다고 이웃집에 좀 나눠줬나 보다. 다들 맛있다고 단다. 며칠 후 남은 호박 한통을 써서 다시 죽을 끓였는데 첫번째처럼 맛이 나지 않는다. 호박이 덜 익어 그런 것 같다. 껍질을 벗겨 내는데 안이 노랗지않고 푸르스름했는데 죽에서 단내보다 풀냄새가 난다. 재료가 좋으면 맛은 따라온다.

빌리 조엘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배경음악으로 했다. 원래 윤이상의 피리를 사용해서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10분이 넣어 올리지 못했다. '귀곡성' 모양으로 불안한 피리보다 호텔 캘리포니아가 났긴하다. 피리는 Picasa에 올렸다. 94, 95년 즈음에 군복무를 하면서 밤마다 듣던 것인데 애잔하고 불안함, 어떤 불균형이 음악에 들어있다. 최근 '서거' 정국이 이 음악을 떠올리게 한듯 하다. 아내가 싫어하여 한동안 못들었는데 ...
2009/05/31 00:18 2009/05/3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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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전인가 (그땐 순호가 없었던 것 같으니 10년이 넘은 듯 하다) 팥죽을 한번 끓였었는데 두번째다. 그때는 아마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는지 물었던 것 같다. 음식을 한번 먹어보면 대충 흉내를 내서 만들 수 있다. 어려서 지켜보고 옆에서 도운 것이 내 기억 어느 속 어딘가 살아 있나보다. 어려서 팥죽을 끓이면 하루에 몇그릇을 먹었다. 뜨거울 땐 뜨거운 맛으로, 차가워지면 찬 맛으로 먹었는데 ...

팥죽이 다되면 어머니는 먼저 장독대와 부엌 한 모서리에 떠 놓고 기도를 하셨다. 시골에서 군거질 거리가 없을 때 먹었던 팥죽 생각이 나서인지 해마다 동지가 되면 아내에게 끓여달라고 해도 끓여주질 않는다. 사실 좀 끓이기가 번잡스럽고 힘이 많이 들어간다. 어머니는 어떻게 그 많은 양을 끓였는지 모르겠다.

이번엔(2008년 12월 22일) 직접 끓이기로 작정하고 아내에게 팥죽 재료(팥 2봉지, 찹쌀 2봉지, 찹쌀가루 2봉지)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퇴근해 옷도 갈아입지 않고 7시 반에 만들기 시작해 10시에 먹을 수 있었다. 맛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시간이다.

먼저 새알을 만들면서 팥을 삶았다. 팥을 물에 담가놓지 않고 바로 씻어 압력솥에 넣었는데 푹 퍼지지지 않아 다시 물을 더 붓고 삶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솥단지 밑부분을 태웠다. 아깝지만 탄 내가 날까봐 버리기로 했다. 팥이 퍼지면서 물을 많이 먹는데 물이 적었던 것 같다.

삶은 팥을 채를 놓고 이겨 껍질을 벗겨내고 팥앙금만 받아낸 다음 솥에 물을 부었다. 그리고 찹쌀을 씻어 넣고 끓였다. 팥죽이 끓기 시작하면 만들어 놓은 새알을 넣고, 새알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다 익었다고 생각해도 된다. 팥을 으깨 채로 쳐내는 것이 가장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들었는데 믹서기로 갈아 걸러냈으면 되었을 텐데! 팥죽이 끓기 시작하면 솥 바닦까지 열심히 젓지않으면 눌어버린다.

단팥죽을 만들려면 설탕이나 꿀을 넣으면 되는데 우리는 아무 것도 넣지않았다. 사서 먹는 것처럼 단맛은 나지 않지만 걸죽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났다. 찹쌀을 넣지않고 새알만 넣기도 하는데 그러면 (개인 취향이지만) 쉬 배가 꺼지고 씹히는 맛 덜하다. 아내도 순호도 맛있다고 하며 한사발씩 비운 후 조금씩 더 먹었다.

배경음악으로 비틀즈의 Hey Jude를 삽입했다. 아내가 닭도리탕을 보면서 자기가 더 많이 음식을 하는데 이렇게 올려놓으니 나만 하는 것 같다고 한마디 한다. 아내가 아주 많이 하고 나는 가끔 한다.

2009/05/26 23:00 2009/05/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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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생일(2월)에 메인메뉴로 닭도리탕을 만들었다. 아침에는 미역국이 싫다고 하여 콩나물국을 끓였는데 ... 닭을 살짝 끓여 기름을 뺀 후 그 위에 당근, 고구마, 양파, 새송이, 양배추, 배 등을 올리고 고추장을 세 스푼정도 넣었다. 집에 있는 야채는 모두 넣은 듯 하다. 그 다음 물을 넣고 계속 끓여 졸였다.

세상에서 이렇게 만들기 쉬운 요리도 몇개 없을 것이다. 조금 손이 가긴 하지만 .. 고추장 넣고 끓이다 간이 안맞으면 간장을 약간 넣어도 되고 고추장을 좀 더 추가해도 좋다.

생일상은 닭도리탕에 콩나물국, 새로한 밥, 과일 몇가지, 집에 있는 반찬을 찾아 예쁘게 담아 내놨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사온 초밥 한접시를 추가했다.

퇴근한 후 한시간 반정도 준비했는데 차려놓으니 뭔가 많아보인다. 아내가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보고 장모님과 함께 오고, 처남과 처제가 연이어 도착했다. 순호도 요리하는 것을 옆에서 도왔다. 밖에 나가 외식을 했어야 하는데 아내에게 미안하다.

배경음악은 밥 말리(Bob Marley)의 <Keep On Moving>을 사용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가수이다. 요즘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너무 자주 들어 질린다. 집에 있는 CD를 리핑하여 Zune에 넣었는데 그의 노래만 60~70곡이 넘나보다. CD가 열장이 넘으니 ...

동영상은 Picasa를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배경 음악을 넣는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사진을 wmv 파일로 만든 다음 NeTV Up Loader를 이용해 등록했다.
2009/05/22 20:06 2009/05/22 20:06
From. 노씨 2009/07/22 19:31Delete / ModifyReply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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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노

5월 1일, 가족들과 함께 이태원 산토리니(Santorini)에 갔다. 정통 그리스 식당이란다. 장모님 주재 하에 한달에 한군데씩 서울 시내에 있는 '정통' 외국 음식점을 돌기 시작했는데 두번째다. 첫번째는 정동에 있는 브라질 음식점이었다. 브라질 음식점은 라스베가스 출장 때 두번 가봤었는데 음식을 주는 방식이 사뭇 다르다. 한국엘 오니 한국법을 따르는 듯하다. 또 귤화위지라고 맛도 좀 못했다.

차를 회사에 세워놓고 오목교역에서 공덕역까지 가 6호선으로 갈아탔다. 산토리노는 이태원 헤밀톤호텔 뒷편에 있다. (아래 지도에서 왼편 골목으로 올라간 후 왼편으로 돌아 조금가면 왼편으로 보인다.)



샐러드, 짜지키, 빵

먼저 짜지키(Tzatziki)와 샐러드, 빵이 나왔다. 플레인 요거트로 만든 그리스 소스인데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여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빵에 짜지키를 찍어 샐러드와 함께 먹었다. 빵도 맛있고 부드러워 한번 더 달라고 했다.

Greek blue glass

Greek photograph

식당안은 크지 않지만 파란 하늘, 바다, 하얀 건물들로 이루어진 사진들이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맞은 편 벽면은 도자기로 장식되어 있다. 또 창문과 안쪽 카운터 겸 주방이 마주해 있는데 창문에는 파란색 커튼이 파란색 창틀 위를 덮고 었다. 그래서인지 밖에 비가 왔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푸르스름하게 번지는듯 보였다.

한쪽 옆에서 그리스인인듯한 한 가족이 식사를 했고 창가쪽으로 한쌍의 연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오갔다. 탁자 위에 놓여있는 파란 유리잔(Greek blue glass)이 정취를 더 해준다.

폭 스블라끼

폭 스블라끼(Pork Souvlaki)라는 꼬치요리를 시켰는데 훈제한 맛이 감칠 맛이 나고, 입맛에도 잘 맞았다. 폭 스블라끼로 직화(直火)로 구운 돼지고기인데 한입 크기의 고기를 양파, 토마토, 피망 등의 채소와 번갈아 끼워 올리브 기름을 발라 구워냈는데 짜지키에 찍어 먹으면 새콤한 맛이 난다.

기로스 샌드위치(Gyros Pork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와 폭 스블라끼 샌드위치( Pork Souvlaki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

기로스 샌드위치(Gyros Pork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와 폭 스블라끼 샌드위치( Pork Souvlaki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

기로스 샌드위치(Gyros Pork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와 폭 스블라끼 샌드위치( Pork Souvlaki Pitta Sandwich with French Fried)도 시켰다.

기로스는 쇠꼬챙이에 양고기나 돼지고기를 꿰어 구운 뒤 칼로 저며 내 밀전병으로 싼 것이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기름이 빠지고 화덕의 향이 배어나온다. 구워진 고기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피타빵 위에 양상추,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올리브 등의 채소와 함께 넣고 돌돌 말아내는데, 말기 전 이 위에 짜지키 소스를 얹는다.

이것도 화덕 향과 함께 맛이 좋다.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버거킹 와퍼를 먹을 때 나는 화로향보다 짙은 맛이 나온다.

 Hoegaarden - 맥주

작은 맥주 2병시켜 네명이 나눠마셨는데, 아내가 시킨 Hoegaarden의 맛이 음식과 어울렸다. 맥주 이름을 기억할 요량으로 사진을 찍었다. 병 뒤로 포크를 고추세워지고 열심히 먹고 있는 순호 모습이 보인다.

처남은 그리스 전통 술이라는 우조(ouzo)를 시켰는데 그 독특한 향 때문에 마시지 못하고, 이리 저리 한번씩 맛보라고 돌리다 결국 내려놓고 맥주를 한잔 얻어마셨다. 그 향이 좋지는 않지만 익숙해 잘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만든 돌사탕(?)에서 나는 향 같았다.

바클라바(Baklava)

그리스 커피(Greek coffee)

바클라바(Baklava) 한 조각과 그리스 커피(Greek coffee) 세잔을 후식으로 시켰다. 바클라바는 크라상을 파이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눌러놓은 것 같다. 이렇게 만든 것을 꿀단지든 진한 설탕물에 다가놓은 듯한데 모두 너무 달아 조금씩 입에 댄후 남겼다.

그리스 커피는 원두를 그대로 갈아내어 끓인다고 하는데 그 향과 조금 걸죽하고 달짝한 맛은 있지만 모두 입맛에 맞지않았다. 커피 맛보다 커피잔이 이쁘다고 아내와 처제가 한마디씩 한다.

전체적인 평가는 대만족이다. 모두 다음에 또 와보고 싶다고들 한다. 다만 우조, 그리스 커피, 바클라바는 빼고. 주메뉴는 괜찮은데 곁들여 먹은 것들이 입맛에 안맞은 듯 하다. 우조와 커피를 보면 음식을 먹을 때 향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듯 하다.
2009/05/16 21:51 2009/05/16 21:51
From. 제레미 2009/05/21 12:49Delete / ModifyReply
한번 가바야겠다.. 우리 경준이 데리고 가면 어떨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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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큐 립 만들기
life n poem, (2008/07/22 23:21)

6월 21일 코스트코에 가서 '냉동 돈육 바베큐 갈비'를 사왔다. 아내가 어떻게 요리할지 모른다며 반대를 했는데 바베큐 립을 책임지고 한번 해보겠다고 '떼'를 써서 샀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끔 가는데 주로 오지 치즈 후라이즈와 바베큐 립을 먹는다. 그래서 바베큐 립을 직접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바베큐용 돼지갈비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하나 걱정 이전에, 2만6천원 어치인데 갈비가 두짝으로 양이 많아 우선 흐믓하다. 순호도 입맛을 쩝쩝대며 함께 흐믓해 하면서 언제 요리를 할 것인지를 묻는다. D-Day를 22일, 일요일로 잡았다. 코스트코에서 피자와 핫도그로 저녁을 했으니 오늘 바로 하기에는 그렇다.

오전에 운동을 한 후 오후 네시 정도가 되어 요리를 시작했다. 우선 조리법을 몰라 어떻게 요리하는지 검색했다. 요리법이 자세히 나온 것은 찾지 못했는데 이러 저리 몇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보니  ①먼저 갈비를 삶아 낸 후 ②소스를 만들어 제운 다음 2시간 정도를 놔두었다가 ③오븐에 구워내는 순서이다.

갈비(rib)을 삶을 때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허브 잎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데 허브 잎이 없다. 그래서 우선 집에 있는 술을 찾아 넣고, 또 캠핑 갈 때 삼겹살 바베큐용으로 사온 Seasoning을 넣었다. Seasoning이 소금과 허브가루가 들어있으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는 심정이었다. 보쌈용 돼지고기를 삶을 때 커피 한스푼과 된장을 푸는데 이것보다는 격식을 갖춘 셈이다.

냄새 제거용 술냄새 제거와 간을 위한 Seasoning

이제 갈비를 냄비에 넣고 삶으면서 앞에서 준비한 백세주와 양주를 넣고, Seasoning을 넣고 한 두시간정도 삶았다. 삶으면서 소스를 준비해야 하는데 집에 바베큐 소스가 없어서 소스를 대체할만한 모든 것을 끌어모았다. 먼저 마늘을 좀 다져놓고 냉장고에서 감식초, 캐첩, 구이용 소스, 갈비소스, 피자에 딸려온 핫소스, 그리고 레몬을 꺼냈다. 레몬이 있으니 감식초는 제외하고, 캐첩은 거의 없어 치우고 남은 것을  모아 소스를 만들었다.

돼지갈비 삶기소스 만들 재료 (22일)만든 소스 (22일)

그 다음 바베큐 립과 함께 먹을 '더운 야채(데처낸 야채)'를 위해 브로컬리를 삶고 나중에 오븐에 삶은 립과 함께 구울 감자를 준비했다. 야채를 씻고 냄비 두껑을 여닫는 것, 그리고 소스 맛을 보는 것은 아이 몫이다.

브로컬리 데치기오븐에 굽기 위해 자른 감자 - 삶는게 났다.

더운 야채와 바베큐 립만으로는 좀 허전해 보여 후실리를 삶아내고, 스파게띠 소스를 볶아냈다. 후실리를 삶을 때 집에 있던 토마토 두개를 함께 삶아내 인스턴트 스파게띠 소스의 강한 조미료 맛을 중화시켰다. 소스가 냉장고 밖에서 꽤 오래되었는데도 변질되지않아 마음 한곁에서는 찝찝해 하고, 또 한곁에서는 다행스러워 한다. 삶아낸 후실리는 먼저 올리브유에 볶아 접시에 놓은 다음 스파게띠 소스를 부었다.
 
올리브유에 삶아낸 후실리 볶기 (22일)삶아낸 토마토 (29일)

이 사이에 바베큐용 립을 삶아내어 소스를 잘바른 후 오븐에 넣고 구웠다. 약간 기름기가 흘러내릴 정도까지 넣었다가 꺼냈다. 소스를 바른 후 약 두시간을 두고 숙성을 시켜야한다고 하는데 준비를 하면서 시간이 꽤 흘러, 또 순호가 계속 언제 먹냐고 물어와서 숙성없이 곧바로 오븐으로 들어갔다. 오븐에 넣을 때 감자와 버섯을 썰어 옆에 두고 구웠다.

오븐에 넣을 바베큐 립 (22일)바베큐 립에 소스 바르기 (29일)

말로 설명하면 이렇게 긴 과정과 약 세시간 정도 걸린 결과 만들어진 더운 야채를 겹들인 바베큐 립과 스파게띠 소스에 버무린 후실리다. 그리고 옆에 후식으로 수박을 준비했다.

약 세시간 경과 후 차려진 식탁 (22일)

요리는 22일에 한번하고, 29일에 한번 더 했다. 사실 22일 요리때는 기름기를 쏙 뺀다고 하면서 약간 태웠고, 29일에는 그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았다. 오븐을 이용해 기름기를 빼기보다는 소스를 꼬득 꼬득하게 말리면서 식은 립을 데운다는 정도로 사용했다. 또 22일에는 소스를 있는 것으로 급조했는데 29일에는 아내가 22일 요리에 점수를 잘주면서 바베큐 소스를 하나 사다놨다. 바베큐 소스를 쳐서 요리를 하니 맛이 아웃백과 별 차이 나지않는다. 처음에는 한국식 구이용 소스성분이라 닭으로 치면 양념치킨을 시켰는데 '교촌치킨(간장 맛)'이 배달온 격이었다.

감자도 문제가 있었다. 오븐에서 감자가 익지 않았는데 두번째는 감자를 반으로 갈라 삶아냈다. 감자를 익힐 정도로 오븐을 달궜다면 집이 펄펄 끓지않았을까? 외식업체에서는 아마 좀 더 어린 돼지갈비를 사용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중장년' 돼지의 갈비인듯 하다. 부드러움에서 차이가 있다. 숙성을 시키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양에서 만족이다. 29일에는 똑같은 메뉴를 만들어 처남과 처제를 불러 함께 먹었는데 총 8인분정도의 분량이 된 셈이다. 갈비 하나가 남아 다음날 저녁에 데워 순호와 나눠 먹었다.

퍼포먼스 중인 순호
2008/07/22 23:21 2008/07/2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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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자장면 만들기

오늘(5월 17일)은 아이와 자장면을 만들었다. 원래 강화도 캠핑을 가서 만들려고 했는데 저녁은 솔방울 구이를 하고, 아침은 된장국을 먹어 주말에 해먹기로 약속했다. 약속이라기 보다는 거의 반강제로 하기로 했지만 ... 지난주 초 학교에서 자장밥이 나와 안먹고 버티다가 얘가 늦게 왔다고 아내가 속상했다. 그래서 아이와 자장면을 만들어보자고 했었다.

순호가 다른 얘들과 달리 자장면이든 자장밥이든 자장이 들어간 것을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자장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를 가르치기 위해 둘이 같이 자장면을 만들기로 했었다. 돼지고기, 감자, 양파, 당근을 크게 자르게 한 후 식용유에 볶다가 자장을 넣고 계속 볶았다. 이때 식용유를 조금 더 넣는다. 야채가 어느정도 익으면 물을 적당히 넣고 끓이면 완성이다.

아내는 면은 삶고 자장은 순호와 내가 함께 만들었다. 자장이 달지도 않고 담백하니 맛이 있다. 중국집 자장면은 너무 달아서 조금 싫다. 그리고 감자하고 야채, 고기가 큼직하니 자기 맛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내가 처음 자장을 볶아 면에 부으면 '자장면'이 된다는 것은 알고 춘장을 사다 처음 자장면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아이가 잘 먹는다 싶더니 마지막에 더 못먹겠다며 토하려고 한다. 조금 많이 준 것 같기도 하다. 함께 자장면을 만들었다고 해서 앞으로 자장으로 만든 음식을 잘 먹을까? 그래도 도움이 되겠지하고 생각을 한다. 음식을 만들면 어떤 일이 있을까? (서양) 사람들은 창의성 이야기를 한다. 왜그럴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음식은 창조적 사고를 키운다. 여러가지 식재료/자연물을 섞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때를 생각해보자. 아무도 먹지않고 버리는 재료를 잘 다듬고 적절하게 사용하여 맛을 나는 경우도 있다. 또 아주 궁합이 맞지않을 것 같은 것을 곁들여 기가 막힌 맛을 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창의적 맛을 보려면 용감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음식은 문화이고, 특정 문화 속에서 사람의 입맛은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또 특정 문화에서는 식재료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다른 곳에서는 쓰기도 한다.

음식이 창조적 사고를 키운다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이다. 특정한 습속(문화와 관습)이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규칙을 깰 때 새로운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이런 음식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 또한 창의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굉장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마음가짐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고 비위가 강해야 한다!)

음식은 가장 오래된 문화적 구조물이 아닐까? 그리고 문화적 구조물이 규칙들(rule)로 만들어져있다고 할 때, 이 규칙을 익히고, 다시 이것에서 벗어날 때 창의적인 음식이 나온다. 어른들께 음식 가지고 장난한다는 말을 듣기도 하겠지만 ..

아이가 항상 새로운 것을 먹으려들지 않는다. 그러면 억지로라도 먹이는 '악취미'를 가지고 있다. 먹어보지 않으면 맛의 세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 안먹으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본다. 자장면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감자, 돼지고기, 양파, 당근, 그리고 면이 들어간다는 것을 이제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나도 특정 음식을 떠올리면 '구역질'이 난다. 또 맛조차 보지않으려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참고 먹다보면 언젠가 맛을 느끼겠지 생각하지만 .. 글쎄, 정말 그럴까?

아직도 비싼 회의 맛보다는 초장의 맛이 더 좋다. 입맛은 어렸을 때 거의 완성된다고 한다. 미각세포가 이때 모두 발달하기 때문이다. 어려서 산골에서 거친 나물과 야채만 먹은 내 입으로 회의 맛을 알기란 어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산나물은 먹는데 있어서는 다른 사람보다 났지않을까?

두릅과 포도주 - 너무 맛있어..싱싱한 두릅
 
지난 달(4월22일) 처가에서 두릅을 조금 받았다. 바로 데쳐서 포도주를 꺼내다 함께 먹었다. 옆에서 조금 나눠먹은 아내는 궁합이 맞는다고 놀라워한다. 내게 포도주 안주로는 치즈보다 두릅이 났다. 창의성이라기보다는 못난 시골 입맛에 포도주가 만난 것이다. 서로 잘 연결되지 않는 두가지 문화가, 시골에서 자라 도회적 삶을 사는 내 몸 속에서 공존한다.

창의성은 서로 다른 차이들의 만남이다. 이 차이들의 만남 속에서 새로운 것이 불쑥 튀어 나온다. (기존의 규칙에서 벗어난) 그것을 보고 느끼면서 사람들은 새롭게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자장면에서 너무 멀리 나갔다.
2008/05/17 20:03 2008/05/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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